언론보도

[기사] “美대학들 한국 고등학생에게 관심 높다” – 미국대학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보는 기준

“美대학들 한국 고등학생에게 관심 높다”
[포커스신문사 | 글 이동호기자·사진 장세영기자 2011-01-06 10:25:43]
 

■ 펜실베이니아 대학 입학처장 지낸 리 스테슨 GEO 회장

미국 동부에 위치한 8개 아이비리그 대학은 전 세계 학생들에게 드림스쿨로 통한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세계적인 명성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한 입학사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면 어떤 특별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30년간 펜실베이니아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입학처장을 지냈던 리 스테슨 GEO 회장(Lee Stetsonㆍ사진)은 “무엇보다 전 세계에서 온 최고의 학생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다”면서 “학업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학생들을 만나게 되고 세계적인 석학교수들에게 배울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계층의 커뮤니티를 접하게 된다. 세계적으로도 아이비리그 대학처럼 종합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학교는 흔치 않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창의인재 선발을 위한 입학사정관 전형사례 탐색’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스테슨 대표에게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가는 길에 대해 물어봤다.

아이비리그 대학처럼 높은 수준의 교육환경 흔치않아
보딩스쿨이 명문대 진학의 유일한 길이라곤 생각안해
영어 외에 타 언어 구사 유리… 책읽기 생활화 되어야

– 요즘 한국에는 자녀의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녀를 미국 명문 보딩스쿨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보는가.   

▶ 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해 자녀를 반드시 미국 명문 보딩스쿨에 보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자녀가 미국 명문 보딩스쿨을 거치게 되면 대학 진학 시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미국 대학들은 한국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미국 보딩스쿨에 진학하는 것은 좋지만 보딩스쿨이 미국 명문대 진학의 유일한 길은 아니다.

– 한국의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처음 듣는 이야기다. 사실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한국 학생들이 완전히 달라진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직접 유학 온 학생들보다 미국 중ㆍ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미국 대학 환경에 더 쉽게 적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미국 대학 캠퍼스에는 남아프리카, 아르헨티나에서 온 학생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어울리게 된다. 따라서 대학은 다양한 문화권 학생들이 빠르게 캠퍼스 문화의 일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국 학생들은 고립되지 말고 대학문화의 주인공답게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입학사정관들도 대학 입학 시 학생들이 겪게 될 변화에 대해서도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때로 그들은 약간의 언어장벽을 겪는다(Sometimes they have a bit of language barriers). 예를 들어, 영어 시험 성적이 높고 SAT도 고득점을 취득하고 입학하는 동양 학생들이 실제 영어권 학생들과 토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원어민 학생들이 사용하는 영어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고 싶은 어린 학생들을 위해 중요한 조언을 해 달라. 

▶ 무엇보다 책 읽기를 배워야 한다.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한다. 한국어로 읽고 영어로도 읽어야 하는데, 한국어, 영어 외에 다른 언어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지적 호기심이 증대된다. 독서를 좋아하게 될수록 미국 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최고 수준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런데, 미국에는 아이비리그 대학 외에도 훌륭한 대학들이 많이 있다. 스탠퍼드, 듀크, 노스웨스턴대 등도 훌륭하고, 좋은 주립대학들도 많다. 세계화 시대에 해외로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미국 대학 교육 시스템은 많은 혜택을 제공해 줄 것이다.

– 미국 대학은 성적이 안 좋았어도 노력을 통해 가파르게 향상된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그런가.

▶ 그보다는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해 온 학생이 더 유리하다.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는 꾸준한 성적을 낸 학생이 신뢰와 인정을 받는다. 왜냐하면 항상 좋은 성적을 기록한 학생들의 지원서만 해도 너무 많은 탓이다. 입학사정관들이 성적의 변동을 겪은 특별한 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입학사정관을 감동시키는 지원 서류를 작성하는 비결이 있을까.

▶ 입학사정관은 다음 질문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원 학생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무슨 활동을 했는지, 또한 그런 활동에 참가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무엇을 배웠는지(What kind of person you are? How do you think? What activities have you been involved in? Also what you’ve learned about yourself by being involved with those activities). 지원 서류에는 학생의 인간적인 매력이 드러나야 한다. 구체적으로, 입학 사정관이 지원 서류를 읽다가 멈추고 이 학생과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 학생은 합격될 가능성이 높다.

– 세계적인 해외 명문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 입학사정관이 원하는 인재의 조건을 열심히 배우는 학생들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영국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대학 등 해외 명문대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하는지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은 희망 대학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캠퍼스를 직접 방문해 보고 입학사정관들의 설명도 들어봐야 한다. 각 대학에서 어떤 학생들을 원하는지 더 많이 배울수록 유리하다. 입학사정 절차 및 학생 선발 기준도 배우기 바란다. 현재 한국 대학교들도 미국 명문대들이 축적해 온 입학사정관 제도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것 같다. 

글 이동호기자·사진 장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