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14년. 15세기 무렵부터 시작된 대탐험시대가 종착역에 다다를 즈음, 영국의 극지탐험가 섀클턴은 그의 대원 27명과 함께 남극대륙 횡단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들은 남극대륙에는 발을 디뎌보지도 못한다. 바다가 얼어붙는 바람에 배가 난파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배를 버리고 남극해를 떠다니는 부빙에 몸을 옮겨 실은 이들은 그때부터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역경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처참한 환경에 절대 굴하지 않고, 온 대원이 똘똘 뭉쳐 불굴의 의지와 투혼을 발휘한다. 그들은 펭귄을 잡아 허기를 달래고, 참혹한 추위에 발이 썩어들어 가면서도 전진하고 또 전진한다. 이들이 마지막 구조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일들은 인간의 생존 드라마 중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중 압권은 천신만고 끝에 대원들을 망망대해의 한 무인도에 안착시킨 탐험대장 섀클턴이 다섯 명의 대원을 데리고 구조를 요청하러 떠나는 장면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그들에게 주어진 건 길이가 6m에 불과한 구명용 보트 한 척. 그것으로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 험하다는 1280km의 드레이크 해협을 통과하고, 도끼 한 자루와 로프에 몸을 맡긴 채 해발 3000m에 달하는 전인미답의 얼음산을 넘어 그들이 애초 출발했던 사우스 조지아 섬의 기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조난당한 지 634일째 되는 날, 칠레 정부가 급파한 군함으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 대원을 구조하는 데 성공한 섀클턴은 훗날 이렇게 고백한다.
“길고도 험했던 여정의 마지막 단계인 얼음산을 넘을 때, 우리 일행은 분명 3명인데 난 4명처럼 느껴졌다. 이상하게 생각돼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다. 그 힘들고 어려웠던 여행 내내 하느님이 우리와 동행하셨음을 난 믿는다.”
이 책에는 실화가 주는 감동 너머에 사진이 주는 감동이 있다. 죽음과의 사투 내내 사진기를 놓치 않고, 대원들의 면면을 카메라에 담았던 사진사 프랭크 헐리의 사진 덕분이다. 거의 텍스트 한 페이지에 사진 한컷 정도로 편집되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사진들은, 예술의 경지를 넘어 자연과 인간에 대한 경외감으로 다가온다.
저자소개
저: 캐롤라인 알렉산더
뉴요커, 내셔널 지오그래피, 아웃사이드, 스미스소니언 등에 글을 썼으며, 여러 권의 책을 내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1999년 4월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인듀어런스 : 섀클턴의 전설적 탐험’ 전시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현재 뉴햄프셔의 한 농가에서 살고 있다.
역 : 김세중
옮긴이 김세중은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미생물학 석사를 마치고 기업체에서 근무했다. <소비자 코드를 제대로 읽어라>, <마케팅의 허와 실>, <디지털 2000>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목차
1부 영웅 시대
2부 남극을 향해
3부 침몰
4부 페이션스 캠프
5부 보트 여행
6부 제임스 커드 호의 항해
7부 사우스 조지아 섬
8부 엘리펀트 섬
에필로그 “나의 동료들에게”